돌아온 라이카 M

라이카가 새로운 카메라를 출시한다. 4년 만에 선보이는 라이카 M의 신제품, M10이다. 일단, 바디가 33.75mm까지 슬림해졌다. 아날로그 M 모델의 크기를 디지털 M에서 구현한 것. 손에 쥐고 싶어지는 몸매다. 라이카 마니아들이 찬양해온 라이카 필름 카메라의 크기와 손맛으로 돌아간 셈이다. 같은 M인데 디톡스 다이어트에 실패한 에디터M과는 몹시 다르구나. 아날로그 카메라와 같아진 건 바디 사이즈만이 아니다. 상단에 ISO 조절 다이얼이 생겨서, 쉽게

내겐 너무 예쁜 훠궈

훠궈는 맛있어. 하얗고 뽀얀 백탕과 지옥불처럼 뜨거운 맛의 홍탕엔 아마 신발을 넣었다 빼도 맛있을 거야. 살짝 숨이 죽은 채소와 고기를 꺼내 취향껏 만들어낸 소스를 듬뿍 묻히고 호호 불어 입에 넣으면 추운 칼바람 따위가 다 무슨 소용이람. 날씨야 아무리 추워봐라 내가 훠궈 사 먹지. 모든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 전쟁터가 되어버린 가로수길에서 벗어나 한적한 세로수길로 들어가면 단정한 모습을 한 가게가 보인다. 블랙 앤 화이트로 몸단장을 마친 이곳은

나랑 세미금연 할래요?

어쩌면 이건 내 마지막 연초 기사가 될 수도. 단 한 번도 금연을 해야겠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이 좋은 걸 왜? 내 새해 소망 리스트에는 오직 다이어트만이 변치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그렇다고 이걸 잘 했다는 건 아니지만). 담배와 나의 관계는 나쁜 남자와의 연애 같았다. 이 관계가 나를 망치고 있다는 걸 알지만 끊어낼 수 없었다. 주변 사람들이 말리면 말릴수록 우리의 사랑은 특별하게 느껴졌고, 더 더 깊게 탐닉했다. 쓰읍 하! 하지만 환경이

똥은 네가 처음이야

지난 화요일엔 강남역에 간 김에 책 사러 교보문고에 들렀다. 곱게 인쇄된 지성인의 산물이 책꽂이마다 빼곡하게 날 유혹하건만, 배운 게 테크질이라 전자 제품 코너를 지나치지 못했다. 본래의 목적을 잊고 이것저것 만져보다가, 심쿵! 엄청 귀여운 제품을 발견했다. 집에 돌아와서도 자꾸 생각나길래 검색해봤다. 바로 이거다. 미국 음향기기 브랜드인 HMDX & JAM의 블루투스 스피커다. 제품명은 자모지(JAMOJI). JAM과 Emoji를 합성한 재치있는

[디에디툰] 여중생A와 여중생H

안녕, 여러분. 에디터H다. 오늘부터 나는 만화 골라주는 여자가 되어 보려 한다. 날 키운 건 팔할이 만화였다. 스물 셋에 재능 없음을 실감하고 만화가의 꿈을 접었지만, 여전히 좋은 작품을 보면 가슴이 설렌다. 더러는 만화를 유치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날 한번 믿어 보시길. 어쩌면 인생 만화를 만나게 될지 누가 안담? 자, 디에디툰 시작합니다. 첫 번째로 소개할 작품은 ‘여중생A’. 네이버 웹툰에서 월요일마다 연재되는 만화다. 네이버는 요일별

우쥬 라이크 겟 썸 커피?

“우리가 커피가 없냐? 가오가 없지.” 우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커피를 좋아하는 민족이 되었나. 서울엔 많아도 너무 많은 카페가 있다. 다들 밥은 안 먹고 커피만 마시나? 그런데 말입니다, 카페가 많다는 사실이 우리가 언제나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뜻은 아니거든. 그래서 준비했다. 서울 곳곳에 점처럼 박혀있는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를 찾아 떠나보자! 그 첫번째는 ‘겟썸 커피’다. 세로수길 골목을 요리조리 다니다 보면 사람들로 북적이는 붉은 벽돌 건물이

[애플스토어] 상하이에서 처음 만났지

며칠 전 간만에 가로수길에 들렀다. 길 한 가운데서 뻥 뚫린 공사현장을 보며 생각했다. 재밌는 시절이 머지않았다고. 전 세계 곳곳을 떠돌며 적잖은 애플스토어를 방문했다. 굳이 제품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도장 깨기’의 자세로 발 도장을 찍고 오곤 했다. 애플을 너무 좋아해서 그런 거냐고? 오해다(아마도). 애플스토어는 꽤 멋진 구경거리다. 각 도시의 정취와 문화를 담아 지점마다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니까. 입이 떡 벌어지는 현대식 건물이 있는가 하면,

겨울에 마시는 사케 좋아해요?

새해엔 술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게 목표다. 좋은 술, 나쁜 술, 이상한 술 편식하지 않고 닥치는 대로 마셔봐야지. 그런 의미에서 신년 첫 번째 술 리뷰는 추운 겨울에 따끈하게 데워 마시면 참 좋은 사케로 골라봤다. “사케는 너무 어려워” [와인과는 차원이 다른 라벨의 난해함] 사케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다. 아니 별 다른 기억이 없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다. 누가 나에게 ‘사케 좋아하세요?’라고 물으면 할말이 없어진다. 한 번도 ‘어떤 사케를 마시고

애플워치야, 외박할래?

애플워치 사용자들은 공감할 이야기. 어딜 가더라도 아이폰 충전기는 목숨처럼 사수하는데 애플워치 충전기는 뒷전이다. 여행이나 출장을 떠날 때도 온갖 충전기는 다 챙기면서 애플워치 충전기는 깜빡할 때가 있다. 특히 1세대 애플워치 충전 케이블은 무려 2m에 달하는 길이라 챙기기 부담스러운걸. 평소엔 거치대에 결합해서 사용하니까 분리하기 귀찮기도 하고. [저기요 혹시 여기서 아이폰 충전도 되나요?] 나는 가벼운 충전 강박증을 앓고 있다. 콘센트만 보면 뭐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