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이 돌아왔다

자꾸만 생각나고, 안 보면 보고 싶고, 방금 했는데 또 하고 싶은 게 사랑이라면. 틀림없이 그건 사랑이었겠지. 콘솔 게임이 세상을 지배하던 시절. 슈퍼마리오는 내 첫사랑이고 우상이었다. 파란 멜빵바지를 입고 거침없이 내달리는 그의 모습은 정말 근사했지. 개인적으론 ‘불꽃’ 아이템을 먹었을 때의 흰 멜빵을 더 좋아했지만. 작년 가을, 애플 키노트에서 닌텐도가 슈퍼마리오의 iOS 버전, ‘슈퍼마리오 런’을 출시한단 얘길 들었을 때도 가슴이 얼마나 설레던지.

[디에디톡] 파리의 사진 찍는 남자

안녕. 에디터H다. 작년부터 인스타그램에서 훔쳐보던 남자가 있다. 파리에서 사진을 찍는, 탱고 추는 남자. 어느날 밤에 용기를 내서 무작정 말을 걸었다. 이렇게 시작된 언제나 갑작스럽고 무례한 나의 인터뷰, 네 번째 디에디톡이다. 실제로는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로 먼저 말을 걸었다. 인터뷰 내용 그대로 아이메세지 형태로 옮겼다. 첨부된 사진은 모두 오늘의 인터뷰이 위성환 작가의 작품. 나는 사진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논할 만큼 잘 아는 사람은 아니다.

아이스라떼에 대한 고찰

차가운 계절이 되어야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겨울에 먹는 평양냉면과 아이스라떼. 물론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내 경우엔 그렇다. 그렇다고 여름에 내가 이걸 즐기지 않냐면 그건 또 아니다. 어쩌면 내가 이걸 그냥 좋아하는 걸 수도 있고. 뜨거운 뙤약볕에서 30분 이상 기다려야 맛볼 수 있는 여름의 평냉은 그많은 수요를 견디지 못하고 맛이 이내 싱거워지고 만다. 비교적 한적한 겨울에 먹는 평냉이야말로, 진짜 제대로 우려낸 육수와 제철을

응, 내 생각도 그래

누군가 그랬다. 물건을 사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은 피상적이야. 오래가지 않으니까 그건 진짜가 아니라고. 바보. 세상에 영원한 건 없어. 사는 게 힘들수록 지르는 기쁨은 늘어난다. 이걸 ‘시발비용’이라고 하더라. 입에 착 붙는 이름이다. 캬악 퉤! 싸지르는 된소리처럼 쓰는 돈이란 뜻이다. 여유가 없으니 크게 지르진 못 한다. 기껏해야 만원 내외. 이 정도가 질렀을 때 큰 타격이 없는 마지노선이다. “이 구역의 시발비용은 나야” 내 시발비용의 시발은,

H의 우아한 인스타그램

모바일에서는 그렇게 아름답다가도 데스크톱에 오면 맥을 못추는 서비스들이 있다. 대표적인 게 인스타그램. 실사용자가 6억 명을 넘어선 메이저 소셜 미디어지만, 모바일 밖의 세상에 대해서는 잔인할 만큼 무관심하다. 그래, 오직 iOS 앱으로만 서비스하던 초창기를 생각하면 놀라운 일도 아니긴 하다. 덕분에 PC에서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건 거지같은 일이다. 사진도 올릴 수 없고, 다른 사용자에게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낼 수도 없다.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다는

그 밤에 그 밤

참 신비한 일이다. 더 성능이 좋은 스마트폰 카메라도 많을 텐데, 언제나 가장 멋진 사진을 찍어내는 건 아이폰이다. 왤까? 왜라고 생각해? 모두가 밤낮으로 으르렁대는 마법의 키워드 ‘감성’ 때문인 걸까. 나는 아이폰7 플러스를 사용하고 있다. 야경사진을 찍어보면 언제나 약간은 흐린 사진을 담아준다. 어둠을 헤치고 최고의 선예도를 표현해주는 카메라라곤 못하겠다. 그런데도 화면 속 사진이 멋진 이유는 색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과장 없이. 왜곡 없이. 그

오프 더 디톡스, M

어떻게 다들 잘 먹고 지내셨는지. 일주일 사이에 살이 쫙 빠졌다가 다시 쪄서 돌아온 에디터M이다. 새해가 되면 많은 것들을 리셋하고 싶어진다. 특히 내 몸. 필요 없는 것이 너무 많이 쌓여있는 내 몸을 공장초기화 해버리고 싶다. 2017년을 디에디트 다이어트 원년으로 선언하고 에디터H와 신중하게 디톡스 프로그램을 골랐다. 단지 다이어트 식품을 샀을 뿐인데, 벌써부터 날씬해지는 기분. 하지만, 결제할 때 까지만 해도 몰랐다. 디톡스가 금연보다 어렵다는

포켓몬GO, 뒷북을 울려라

안녕, 여러분. 리뷰 요정 에디터H다. 2016년엔 여러 가지를 이뤘는데 한 가지를 못 해봤다. 바로 포켓몬 고. 나이언틱의 증강현실 모바일게임 포켓몬 고가 드디어 한국 앱스토어에 등장했다. 뒷북인 거 알고 있다. 짝사랑하던 오빠가 동네 계집애들 다 한 번씩 사귀고 나서 나한테 대쉬한 것 같은 찝찝함이 남지만 왔으니 됐다. 그래서 직접 해봤다. 하루종일. 아니, 이게 뭐라고 전 세계가 난리였던 거지? 이게 재밌어요? 오빠 겨우 이런 사람이었어? 라고

돌아온 라이카 M

라이카가 새로운 카메라를 출시한다. 4년 만에 선보이는 라이카 M의 신제품, M10이다. 일단, 바디가 33.75mm까지 슬림해졌다. 아날로그 M 모델의 크기를 디지털 M에서 구현한 것. 손에 쥐고 싶어지는 몸매다. 라이카 마니아들이 찬양해온 라이카 필름 카메라의 크기와 손맛으로 돌아간 셈이다. 같은 M인데 디톡스 다이어트에 실패한 에디터M과는 몹시 다르구나. 아날로그 카메라와 같아진 건 바디 사이즈만이 아니다. 상단에 ISO 조절 다이얼이 생겨서, 쉽게

내겐 너무 예쁜 훠궈

훠궈는 맛있어. 하얗고 뽀얀 백탕과 지옥불처럼 뜨거운 맛의 홍탕엔 아마 신발을 넣었다 빼도 맛있을 거야. 살짝 숨이 죽은 채소와 고기를 꺼내 취향껏 만들어낸 소스를 듬뿍 묻히고 호호 불어 입에 넣으면 추운 칼바람 따위가 다 무슨 소용이람. 날씨야 아무리 추워봐라 내가 훠궈 사 먹지. 모든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 전쟁터가 되어버린 가로수길에서 벗어나 한적한 세로수길로 들어가면 단정한 모습을 한 가게가 보인다. 블랙 앤 화이트로 몸단장을 마친 이곳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