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싫은 인간의 ‘어쩌다 슬로우 러닝’
평생 자발적으로 ‘달리기’를 해본 기억이 없다. 학창 시절 가장 싫었던 과목은 체육, 그중에서도 오래달리기는 최악이었다. 출발선에 선 순간부터 초조한 마음과 말을 안 듣는 몸, 쫓기는 기분, 줄 세우는 순위표까지. 그 모든 게 싫었다. 운동회에서 달리기 잘해서 공책이나 연필을 받는 아이들이 그저 부러울 뿐이었다. 그렇게 ‘달리기 하위권’ 단골이었던 아이는 자라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어도, 지하철 문이 닫힌다는 안내음이 들려도 뛰지 않는 어른이 되었다.